전쟁으로 해체된 우크라이나 프로축구팀, 브라질에서 부활
전선규 (3q21@donga.com) 기자
2023-04-27 12:48:52
‘FC마리우폴’로 팀 이름을 변경한 브라질의 ‘AA바텔’ 선수들이 마리우폴의 유니폼을 입고 있다. 가디언 홈페이지 캡처
러시아 침공으로 폐허가 된 우크라이나 항구 도시 마리우폴의 모습. 더 타임스 홈페이지 캡처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으로 사실상 해체된 우크라이나 항구도시 마리우폴의 프로축구팀 ‘FC마리우폴’이 지구 반대편 브라질에서 다시 살아났어요.
우크라이나 남동부 도시 마리우폴은 러시아의 침공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지역 중 하나. 지난해 5월 마리우폴이 러시아에 함락(공격을 받아 무너짐)된 뒤 구장과 훈련 시설이 파괴되는 등 더 이상 구단이 운영될 수 없는 상황에 처한 FC마리우폴은 사실상 해산된 상태였어요.
그런데 최근 브라질 남부에 위치한 작은 도시 구아라푸아바의 축구팀 ‘AA바텔’이 팀 이름을 ‘FC마리우폴’로 변경했어요. 미국 CNN 등의 외신에 따르면 AA바텔은 기존에 사용하던 빨간색과 검은색이 섞인 로고와 유니폼도 우크라이나의 FC마리우폴이 쓰던 주황색 등으로 바꿨지요.
브라질의 구아라푸아바는 우크라이나 출신의 주민들이 다수 모여 사는 마을로 전체 인구의 70% 이상이 우크라이나계라고 해요. 이젠 FC마리우폴이 된 AA바텔의 알렉스 로페스 회장은 “전쟁으로 고통 받고 있는 전 세계의 우크라이나인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서 구단 이름을 변경했다”면서 “우리의 목표는 FC마리우폴이 다시 우크라이나에서 뛸 수 있을 그날까지 명맥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어요.
[한 뼘 더] 러시아가 마리우폴을 눈독들인 이유는?
우크라이나의 항구 도시 마리우폴은 크림반도와 우크라이나 동부의 친 러시아 지역인 도네츠크를 잇는 중요한 요충지(군사적으로 아주 중요한 곳)예요. 크림반도는 우크라이나 남쪽으로 돌출한 반도(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이고 한 면은 육지로 이어진 땅)로 원래는 우크라이나 땅이었지만 지난 2014년 러시아가 강제로 점령했지요. 마리우폴은 밀과 보리, 옥수수 등을 중동 국가 등에 수출하는 항구이자 철강과 중소형 선박 제조업 등 산업의 중심지로 경제적 가치도 큰 도시예요.
일찍이 마리우폴을 목표 지점으로 정한 러시아는 전쟁 초기부터 마리우폴을 포위하고 무차별 폭격을 가했어요. 우크라이나 정부의 추산에 따르면 전쟁으로 인해 도시의 90%가 파괴됐고 2만2000명 이상의 민간인이 사망했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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